본문 바로가기
후기/도서

[도서후기] 손원평 작가 아몬드 책 후기

by 정보알려주는언니 2021. 7. 28.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는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는다.
그렇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놀이동산에서 엄마의 손을 잠깐 놓은 사이 사라진 후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그 후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고,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데…….

 

 

서점을 갈 때마다 항상 베스트셀러 코너에 꽂혀있어 호기심을 자극했던 책이다.

감정표현불능증이라니, 작가가 이런 내용을 어떻게 써냈을지도 궁금했고 이런 소년은 어떤 생각을 할지도 참 궁금했다.

그리고 감정표현불능증이라는 내용을 통해 좀 더 감성적인 내용이 그려지지않을까 기대도 되어, 읽어보고싶어져 구매하게 되었다.

 

 

 

 

알렉시티미아

감정표현 불능증은 1970년대 처음 보고된 정서적 장애이다. 아동기에 정서 발달 단계를 잘 거치지 못하거나 트라우마를 겪은 겅우, 혹은 선천적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감정중에서도 특히 공포를 잘 느끼지 못한다. 다만 공포, 불안감 등과 관련된 편도체의 일부는 후천적인 훈련으로 성장할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소설은 사실에 근거하되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알렉시티미아를 묘사하였다. 

-아몬드 책중 일부

 

 

 

아몬드 -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


이 책은 주인공 윤재의 1인칭 시점으로 쓰여져있다.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것을 감정없이 사실적으로으로 바라본다.

 

윤재는 엄마와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장면을 눈으로 목격하였는데, 그것을 감정없이 묘사한점이 조금은 마음이 아프고 충격적이였던 장면이였다. 

그리고 윤재는 감정이 없기때문에, 엄마가 다치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에 대한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

 

할머니의 장례식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갔을때 학급친구가 윤재를 골탕먹이기 위해 아래와 같은 질문을 했다. 

 

- 야, 엄마가 눈앞에서 죽었을 때 기분이 어땠냐?

- 할머니가 눈앞에서 죽는 걸 본 기분은?

 

엄만 안죽었어, 죽은건 할머니야.
아무렇지도 않아.

 

이렇게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윤재가 곤이라는 인물로 인해 윤재는 차츰 변해가는 과정들이 보인다.

윤재가 극중 인물인 심박사와 이야기를 하며

감정이라는것을 느끼고 싶어지는 계기가 생겼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남들은 다 본 영화를 나만 못 보고 있는 거랑 비슷한 것 같아서요.
못보고 살아도 상관 없지만 본다면 다른 사람들과 얘기 나눌 거리가 조금쯤은 많아지겠죠.

 

이 이야기를 들은 심박사가 아래와같이 대답한다.

 

몰랐던 감정들을 이해하게 되는 게 꼭 좋기만 한 일은 아니란다. 감정이란 참 얄궂은 거거든. 세상이 네가 알던 것과 완전히 달라 보일 거다. 너를 둘러싼 아주 작은 것들까지도 모두 날카로운 무기로 느껴질 수도 있고, 별거 아닌 표정이나 말이 가시처럼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지. 길가의 돌멩이를 보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대신 상처받을 일도 없잖니. 사람들이 자신을 차고 있다는 것도 모르니까. 하지만 자신이 하루에도 수십 번 차이고 밟히고 굴러다니고 깨진다는 걸 '알게 되면', 돌멩이의 '기분'은 어떨까.

 

 

 

그리고 어느덧 윤재는 사랑이라는 감정도 느끼게 된다.

내 귀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그건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아니었다. 파도 소리였다. 순식간에 바닥에 온갖 색깔의 나뭇잎들이 흩어져 있었다. 아직 여름의 끝자락인데, 분명히 하늘에선 태양이 빛나고 있는데 어쩐 일인지 시야엔 온통 낙엽들뿐이었다. 
갑자기, 바람이 목적지를 바꾸었다. 도라의 머리칼이 천천히 방향을 바꿔 반대쪽으로 휘날리기 시작했다. 그 애의 냄새를 실은 바람이 내 코안으로 들어왔다. 처음 맡아보는 냄새였다. 낙엽냄새같기도 하고 봄날 새순의 냄새 같기도 했다. 모든 반대되는 것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냄새였다.
갑자기 가슴속에 무거운 돌덩이가 하나 내려앉았다. 무겁고 기분 나쁜 돌덩이가. 

가슴속에 무겁고 기분 나쁜 돌덩이라니, 윤재니까 가능한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작가님은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생각을 하셨을까.

윤재가 표현한것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도 감정없이 사실적으로 표현해서 소름끼칠 정도 였지만

그가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들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감정이입을 하며 보게된다.

 

상대방에게 공감을 한다는것이 얼마나 어려운것인지 윤재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감정이입을 하게되고,

윤재의 주변인들이 윤재를 가르치는 부분들을 보며 또 많은 것을 깨닫는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책이기도 하지만 심리학책에 가깝기도 한 것같다.

많이 생각하게 되는 책이여서 좋았다. 

 


댓글